AI와 사람, 누구에게 무슨 일을 맡겨야 할까? 프리랜서 고용의 새로운 기준점 4가지

By

프리랜서를 고용해서 일을 하다보면 문득 이런 고민이 들 때가 있다. 요즘은 AI가 이런 일들을 다 대신 한다던데 사람을 고용하는게 맞나? 혹은 AI로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왜 꼭 사람 손을 거쳐야만 일이 끝나는걸까? 나는 이 한정된 ‘고용비’를 적절한 곳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맞을까?

오늘의 글에서는 AI에게 맡길 일과, 가능한 사람이 하는 것이 좋은 일을 다뤄볼 것이다. 물론 AI의 학습이 정말 빠르기 때문에 언제까지 이 환경이 유지될 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정규 마케터가 아니라 프리랜서를 필요로 하는 독자라면 꽤 오래 이 기준을 활용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술 발전의 현황보다는 어떤 기준으로 일을 어떤 주체에게 맡겨야하는가를 다룰 예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적 지식, 그러니까 AI에게 말을 걸 수 있는 기본적인 언어조차 모른다면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 고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고용의 첫 기준은 피고용인(인공지능은 사람이 아니지만, 편의를 위해 통일해 표현하겠다.) 이 무엇을 잘 하는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다. 사람이야 고용하는 단계에서 면접도 보고 서류도 보니 뭘 잘하고 어떤 성향인지를 알 수 있으니 넘어가고, 그렇다면 AI는 뭘 잘 하는걸까? 여기서 우리는 AI의 뜻을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AI는 말그대로 ‘인공지능’. 의도에 맞춰 만들어진 지능이라는 건데 만들어지기 위한 학습을 인터넷에서 했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인터넷에 정보가 많을수록 더 잘 안다는 의미이다. 지금 AI가 개발에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도 개발지식이 그동안 수없이 인터넷에 공유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그런 AI에게는 뭘 맡겨야할까?

16717141 2002.i039.010 chatbot messenger ai isometric set 07

1. 조사 업무: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리서치

첫번째로는 조사의 업무이다. 여기서 우리는 AI에게 “~시장의 현황을 알려줘”같은 요청을 하게 된다. 그런 질문도 요즘은 정확도가 높지만 조사라는 업무의 특이성을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조사는 주기적으로 반복해야한다. 다만 그 과정이 단순하다. 필요한 기준에 맞춰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그 중 내용과 인사이트를 요약해 보고하는 것. 이런 과정은 이제 사람이 일일히 찾을 필요가 없다. 특정 키워드를 지정해 구글 스프레드에 입력해놓고, 구글 뉴스에서 그 키워드가 포함되는 뉴스기사를 크롤링한 후 타이틀과 내용을 정리-요약해 3-4줄로 매일 보내주는 작업정도는 AI가 기본으로 할 수 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때 제공하되, 단순 검색뿐만 아니라 아주 고도화된 자료를 보내주는 리서치 작업은 이제 AI에게 맡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2. 기본적인 코딩-개발 작업: 단순 자동화 수준까지

두번째로는 기본적인 코딩-개발작업이다. 여기서 그래! 하고 개발자 채용공고를 지워버리는 실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AI는 코딩도 가능하고, 쓰여진 코딩을 최적화하는 것 또한 가능하나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맥락이나 필요에 의한 비효율을 이해하지도 못할 뿐더러 보안이 엮이는 순간 무능한 피고용인이 된다. 내가 이야기하는 코딩 작업은 말 그대로 정말 ‘단순’코딩 작업이다. 스프레드 시트 혹은 시각화 툴을 자동화한다거나, 아주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고 구글폼으로 연동하는 수준의 일회성 페이지를 만들거나, 이메일 컨텐츠 등을 고도화하기 위한 html을 작성하는 수준을 이야기한다. 이외의 고도화된 개발은 여전히 사람의 능력을 필요로 한다. 고도화의 기준을 모르겠다면 1단계로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가? 를 생각해보자. 데이터베이스가 쓰인다면 일단은 사람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약간의 부연설명을 하자면, 데이터베이스가 생기는 순간 정보의 저장이 필요하고 이건 보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3. 초안 기반 개선 작업: 전략 정리와 콘텐츠 작성

세번째로는 초안이 있는 일은 대부분 AI에게 ‘개선안을 가져와’라고 이야기하면 1차적인 결과물을 받아올 수 있다. 스스로 깊게 사고해 디벨롭해야하는 부분은 오히려 끊임없이 회신하는 AI가 더 잘 해낼 수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하는데 적당히 예산과 내가 생각하는 타겟이 있다면 그런 걸 횡설수설하게 널브러뜨려도 매끄럽게 정리하는 일은 AI가 유능한 에이전트가 될 것이다. 물론 초안을 쓸 시간도 없다면 초안을 쓰는 것, 즉 전략의 기본을 고민하는 것은 사람이 하는 게 좋다. (사업과 사업의 ‘맥락’을 잘 알면 알수록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 AI는 맥락이라는 것을 알 수는 없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혹은 컨텐츠를 작성해야하는데 초안이나 방향성은 있고 말그대로 생각을 풀어내는 것만 남은 단계고, 그 컨텐츠의 수준이 아주 개인적이고 높지 않다면 그정도는 AI에게 쉽게 맡겨도 될 것이다.

ai content

4. 아주 낮은 수준의 창작과 복제: 감동이 필요 없는 영역

마지막으로는 아주 낮은 수준의 창작이다. 사실 마케팅에서 아주 고차원의 창작을 하는 일은 많지 않다. 광고나 상세페이지에 활용하기 위해 USP를 표현하는 카피를 기계처럼 뽑아내거나 소재 디자인에 대한 구성, 아이디어같은 경우는 이제 사람이 시간을 많이 쓰기보다는 아는 내용을 기반으로 몇백개도 한번에 뽑아주는 AI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 물론 AI는 특유의 말투와, 한계를 만나면 단순 배리에이션정도만 한다는 특징이 있지만 그정도는 충분히 감수하고 직관적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높은 수준의 메시지를 고민하기 이전에 기계처럼 나온 것들을 빠르게 테스트해서 더 반응이 빠른 것을 발견하는 게 효율에는 훨씬 좋은 방향이기도 하다.

이쯤되면 수많은 크리에이티브 AI (생성형 AI)가 있는데 디자인은 왜 말하지 않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다만 나는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아직 사람을 거쳐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여러 이유로 (초상권이라거나) AI를 거치는 순간 특유의 질감이 생기는데 그 부분이 일반인도 구분이 되기때문에 기본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진다. 차라리 디자인의 수준 (템플릿 사이트를 써서 뽑아낼 수 있거나, 혹은 기획부터 높은 수준의 디자인이 필요하다거나)을 지정해놓고 단가를 결정할지언정 아직 AI에게 요청한 소재로 광고를 운영하기엔 신뢰와 반응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이 한 디자인을 AI가 일부 디벨롭할 순 있겠지만 디자인 자체는 인간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그 외에 어떤 의사결정이나 고객대응, 실행 등은 아주 당연하게도 사람이 해야만 한다.

133738642 10282120 1

AI를 다루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다루는 사람이 일의 구조를 잘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원하는 결과물이 뭔지를 얼마나 정확하게 생각하고 요구하냐에 따라 AI는 단순 챗봇에서 프리랜서, 혹은 비즈니스 파트너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다만 인공지능이 나의 지능을 대신해 생각하게 한다면 이 시장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도출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시장에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고,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사람의 Pain point에는 아무것도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말 AI에게 맡길지 사람에게 맡길지 아직도 감이 안온다면, 아래의 체크포인트를 활용해보자.

  • AI에게 맡길 체크포인트
    •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가?
    • 규칙과 패턴이 뚜렷한 업무인가?
    • 이미 초안이 있거나, 초안만 있고 최종결과물만 다듬으면 되는 상황인가?
    • 데이터 정리, 요약, 번역 등 정답이 명확한가?
  • 사람에게 맡길 체크포인트
    • 감정이나 상황을 파악하고 공감해야하는가?
    • 어느정도 납득 가능한 수준 그 이상의 창작물을 내야하는가?
    • 이펙트가 큰 업무의 결정권을 갖고 있거나, 업무 자체의 이펙트가 크다고 느껴지는가?
    •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가?

프리랜서를 필요로 한다는 건 정규 채용에 다양한 제약조건이 있기 때문임을 안다. 믿을만한 사람 하나 고용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 된 만큼, AI와 사람을 적절하게 활용해 비즈니스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

Frame 107
링크드인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SMS로 공유하기

인사이트와 성공사례를 받아보세요

구독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에 동의하게 됩니다.

Othe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