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일은 늘 어려운 과제입니다. 기업이 주로 보는 기준은 1) 문제 해결력 2) 직무 역량 3) 컬쳐핏 일 것입니다. 기업별, 포지션별로 우선 순위는 다르지만 대부분 ‘문제 해결력’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경험만으로 실력을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시간 이내의 짧은 면접에서 문제 해결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 있어 이 글에서 소개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문제 해결력을 ‘펀더멘털’이라 부르겠습니다.
순서
1. 과거보다는 ‘미래’를 물어보기
지원자의 펀더멘털을 확인하려면 특정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방식의 질문이 효과적입니다. 많은 기업이 과거 경험을 묻는 데에 면접 시간 대부분을 보냅니다. 물론 과거를 묻는 것은 지원자의 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합니다. 하지만 펀더멘털을 확인하려면 ‘미래’에 대한 질문도 필요합니다.
과거에 대한 질문은 지원자가 미리 준비해오기도 하고, 보통 팀 단위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원자의 기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 때 특정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기업이라고 하면 “우리가 이번 달에 전월 대비 매출 30% 증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등의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기존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를 접했을 때 지원자의 펀더멘털 역량이 드러납니다. 이 때의 솔루션은 지원자가 경험을 통해 완벽하게 체화한 방법일 것이고,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가 반영된 방법일 것입니다.
시뮬레이션 질문은 ‘논리적 협업 역량’을 확인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시뮬레이션의 목적은 완벽한 답변을 듣는 것이 아닙니다. 출제하는 면접관도 정답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보다는 팀원과의 협업을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서두에 질문을 편하게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리면, 펀더멘털 좋은 지원자는 “발견한 문제가 있나요? “가용 마케팅 예산은 어느 정도인가요?” 등의 질문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찾아갑니다. 개인기로 일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잘하는 사람들끼리 협력해서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고, 시뮬레이션 문항은 이런 분을 찾을 수 있는 효과적인 질문 방식입니다.
2. ‘구조적’으로 사고하는지 확인하기
MECE적 사고법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의 약자로, 항목들이 상호 배타적이면서 모였을 때는 완전히 전체를 이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겹치지 않으면서 빠짐없이 나눈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가 MECE적으로 사고하는지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는데, MECE가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탑다운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이 효율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예를 든 이커머스 기업이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30% 높여야 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많은 지원자들은 ‘유저를 많이 모으는 방법’, ‘크로스 셀링과 업셀링을 하는 방법’ 등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가격 인상도 매출 증대의 주요한 방법입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경쟁 상황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격 인상 가능 여부를 먼저 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펀더멘털이 강한 지원자는 탑다운으로 시작합니다. “매출을 구성하는 요소는 Price와 Quantity인데, 현재 우리 단가가 충분히 낮은 수준이고 아직 경쟁 수준이 낮으니 가격을 10% 올리고 나머지 10%를 위해 판매량을 늘리는 데에 집중하면 어떨까요? 그게 어렵다고 판단하시면 판매량 증대에만 집중할게요.”
비슷한 얘기지만 MECE적 사고는 문제를 빠짐없이 발견하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면접 방식은 구조화 면접입니다. “이커머스 사업체를 빠짐없이 유형화 해보세요”, 정말 단순하게는 “아이스크림을 유형화 해보세요” 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문제 해결 시 모든 요소를 빠짐없이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기업의 매출이 급감하는 원인을 찾을 때, 펀더멘털이 약한 사람은 감으로 ‘객단가 하락’만을 생각하고 일주일 내내 그 원인만 분석합니다. 리텐션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일 수도 있는데요. 반면 펀더멘털 강한 사람은 LTV 구성 요소는 고객 수*고객당 월 객단가*평균 이용개월 수라고 정의하고 어디서 가장 크게 빠졌는지부터 분석합니다.
3. 답변 만큼 ‘질문’에도 집중하기
많은 기업이 지원자에게 궁금한 게 있는지 물어봅니다. 보통 면접 말미에, 짧게 진행하고 역량 검증의 목적보다는 지원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지원자의 질문 시간은 펀더멘털을 확인하기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회사의 A 지원자는 “이 회사의 성장성을 어떻게 보시나요?”라고 묻습니다. B 지원자는 “이 회사에 차별적 원가 절감 프로세스가 있을까요?”라고 묻습니다. B 지원자가 펀더멘털이 강한 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B 지원자는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이 기업 성장성 있나? → 산업 성장성 있나? → 있을 것 같아. 그럼 차별성은? → 있는 것 같아. 근데 진입 장벽은? → 혹시 원가 절감 프로세스가 있나?” 그리고 막히는 지점인 5단계의 질문을 물어봅니다. 반면, A 지원자는 1단계의 궁금증을 물어봤습니다.
펀더멘털이 강한 사람은 근본적인 원인을 발견하는데, 이러한 역량은 평소에 치열한 고민과 습관을 통해 길러집니다. 더 이상 이유가 생각이 나지 않아 막히는 지점이 와야 다른 사람에게 질문합니다. 참고로 이러한 습관을 기르기 위해 근인 중심 해결법(Root-Cause Analysis) 방법 중 “5 Whys”라는 유명한 기법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습관은 면접장에서도 나옵니다. 펀더멘털이 강한 지원자는 짧은 면접 중에도 스스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사실 면접 전에 미리 고민을 해오는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분들은 면접 중 시간을 좀 달라고 요청하면서까지 질문 전에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갖습니다.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포인트에서 전문가를 고용하는 많은 고객들은 내부에서 겪는 ‘문제 해결’을 위해 프리랜서를 고용합니다. 보다 효율적이고 완성도 높은 업무 수행을 위해서 펀더멘털 검증은 필수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원포인트에서 전문가를 검증할 때 이러한 ‘펀더멘털’ 역량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인재 채용 시 지원자의 문제 해결력을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지원자의 문제 해결력을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하는 건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방법들을 활용하면 면접에서 채용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글이 많은 기업들이 펀더멘털 강한 팀을 구성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