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기업의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활동입니다. 특히 빠르게 매출을 상승시키고, 고객을 확대하고자 하는 스타트업 일수록 마케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성공요소가 있겠지만 오늘은 그 중 가장 중요하며,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인 ‘마케팅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마케팅의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네, 매출상승, 브랜드 인지도 향상, 고객확보, MAU 상승 등을 떠올리실 텐데요. 맞습니다. 하지만 이는 마케팅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가장 끝단에 있는 결과입니다. 궁극적인 도달점을 공유하고 그를 위해 마케팅 담당자 모두가 합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담당자가 ‘매출상승’이라는 동일한 목표 달성을 위해 집중하는 것은 축구에서 골키퍼와 수비수, 공격수 모두가 승리를 위해 서로 골을 넣겠다고 필드를 누비는 것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마케팅은, 아니 고객은 매우 복잡하고 입체적인 대상이라 우리가 원하는 궁극의 마케팅 목표에 바로 기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이 마음을 열고, 지갑을 열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퍼널을 설계하고, 그에 적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펼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 마케팅 목표도 각 퍼널의 단계에 따라 달성해야하는 구체적인 목표(objective)와 지표(Goal)를 설정해야 합니다.
기업의 상황과 고객의 특성에 따라 퍼널은 다르게 설계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차치하고, 단계별로 다른 마케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 조금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최근 [F1더무비]라는 영화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영화는 F1 자동차 경주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F1 레이싱팀을 보면, 실제로 경주를 하는 선수는 레이서 1명이지만, 이를 위해 함께 팀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팀은 어떻게 목표 설정을 하고 있을까요?

레이싱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레이싱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입니다. “우승”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면서 각 팀들이 맡은 파트에서 “어떻게 우승에 기여할 것인가?”라는 세부적인 아젠다를 통해 팀의 목표를 셋업해야 합니다. 예를들어, 감독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거나, 팀을 운영하는 자본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가 되고, 선수는 우승을 위해 레이싱 실력을 키워 랩타임을 줄이는 것이 목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랩타임 기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피트스탑’팀은 타이어교체와 주유를 마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1초라도 단축시키는 것이 목표가 될 것입니다. 또한, 경주차가 트랙에서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기술팀에서는 차량이 받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연구하고 차체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이렇듯 ‘우승’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각자의 역할(퍼널)에 따른 서로 다른 목표를 셋업하고 이를 위한 최적의 활동과 훈련을 반복하면서 궁극의 목표달성을 향해 나아갑니다.
마케팅도 이와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고 마케팅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활동을 전략적으로 준비해서 실행해야 합니다.
1. 마케팅 퍼널에 따른 목표 설정하기
마케팅 퍼널은 전통의 AIDMA, AISAS, Consumer Decision Journey 등 다양한 방법론이 있는데요, 각 기업과 조직에 맞는 고객 여정(Customer Flow)을 먼저 그려보고, 그에 따라 달성해야 하는 세부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인지-검색-구매-리텐션] 의 4가지 단계가 고객 여정의 뼈대가 될텐데요, 이를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인지
고객이 브랜드를 인지하여 검색, 구매 등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목표설정을 하기 위해서는 ‘인지’라는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클라이언트분들이 ‘이번 마케팅 목표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라는 말에는 꽤나 많은 방향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신제품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존재(Brand presence)’자체를 인지시켜야 하는지, 비슷한 경쟁제품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의 이름(Brand Name)’을 인지시켜야 하는지, 고객이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브랜드 포지셔닝(Brand Positioning)’을 인지시켜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과 전략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가 구체적으로 정의되고, 그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2) 검색
인지에서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 잠재고객은 브랜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길 원합니다. 이 때 고객이 찾을 때 노출될 수 있도록 각종 브랜드 채널(검색엔진 결과페이지, SNS, 홈페이지 등)로의 유입을 이끄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신규고객과 기존고객을 구별하여 목표를 설정하면 마케팅 전략이 더욱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규고객은 구매를 바로 유도하기 보다 뉴스레터구독이나 DB확보를 목표로 하여 2차 마케팅을 공략하고, 기존 고객은 재구매혜택이나 리뷰등록 등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3) 구매
구매를 목표로 할 때에도 무조건 많이 팔자라는 모호한 목표보다는 ‘객단가 높은 A상품 전월대비 150% 매출달성’, 혹은 ‘장바구니 대비 구매 전환율 50%향상’ 등의 보다 구체적인 판매 목표를 셋업하는 것이 구매 직전 단계에 있는 고객을 전환시키는데 용이합니다.
(4) 리텐션
리텐션은 브랜드의 성장과 충성고객 확보에 매우 중요한 단계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에게 무조건 ‘재구매’만을 요청하기보다 궁극적인 재구매를 위하여 ‘구매고객의 이탈방지’를 목표로 설정하고, 정기적인 브랜드 샘플링이나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직접 재구매를 요청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리테션과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Aha! Moment를 기준으로 마케팅 목표 설정하기
일련의 퍼널 과정에서 특히 어떤 부분에서 고객화가 잘 이뤄지는지를 꾸준히 관찰하고 발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Aha! Moment(또는 Wow Point, Magic Moment라고도 부름)라고 하는데요, 브랜드의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순간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성장 초기에 지속적인 서비스 이용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객을 관찰한 결과, 페이스북 가입 후 14일 이내 10명의 친구와 연결이 되면 최소 3년동안 서비스를 꾸준하게 이용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 “14일 이내 친구 10명 연결”이 Aha! Moment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발견한 페이스북은 서비스의 UI/UX는 물론 마케팅에 친구 10명 만들기를 최우선 목표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 에어비앤비도 서비스 운영 초기 호스트의 공간 사진 퀄리티가 좋게 나온 곳이 예약율이 높다는 Aha Moment를 발견하고 전문사진작가를 섭외하여 호스트 공간의 사진을 찍어주는 활동을 진행하면서 서비스 예약율을 높인 사례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어느 순간에, 어떤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구매전환이 잘 일어나는지를 확인하고 (또는 가설설정을 통해) 그를 극대화할 시킬 수 있는 마케팅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목표 설정은 고객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핵심 활동에 기여하는 목표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에 성과 달성 여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빠르게 고객을 모아야 하고, 장기적인 브랜드 관리, 고객 충성도보다는 단기적인 매출을 확보해야 하는 스타트업 일수록 무조건 매출성장을 마케팅 목표로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 조직의 여건 상 퍼널에 따른 다양한 목표설정과 활동을 병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진행을 하더라도 목표를 퍼널과 기여도에 따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은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